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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링 적정대가는 얼마인가(엔지니어링데일리 19.7.30 기사)

일루와봐라 2020. 1. 1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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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당골]적정대가는 얼마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필자가 생각하는 엔지니어링 적정대가는 발주금액의 130%다. 30% 더 붙이는 것은 우리나라 엔지니어링 발주금액 자체가 형편없는 저가이기 때문이다.

통상 엔지니어링사들은 75~80% 수준의 낙찰률로 사업을 수주해 간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75~80%의 낙찰가는 발주처 입장에서는 적정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사실 60% 하한율로 발주해 그 가격에서 수주해가도 업체들이 줄을 서고 있으니 그럴만도 하다.

60% 하한율로 설정된 종합심사낙찰제가 업계의 주요 이슈로 자리잡고 있다. 사실 엔지니어링사들이 스스로 저가투찰을 하지 않으면 60% 낙찰은 없겠지만, 자본주의 경쟁사회에서 각자의 사정 때문에 최악의 투찰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법에도 60%고 실제 2~3번은 60% 낙찰이 이뤄지니 업계에서는 난리를 치며 국토부와 기재부에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엔지니어링사의 목줄은 쥔 기재부는 여유작작이다. 그들 입장에서는 나라세금도 아낀다는 명분이 있고 엔지니어링업계의 주장은 그저 업자의 주장이므로 뭉개버리면 되기 때문이다.

종심제에서 엔지니어링업계가 요구하고 있는 것은 80%의 낙찰률이다. 그런데 왜 80% 인가. 물론 60%보다는 80%가 나으니까 80%를 해달라고 하는 것이겠지만, 필자가 아는 모든 엔지니어들이 80% 낙찰률도 부족하다고 말하고 있다. 현재 대가는 신기술개발은커녕 프로젝트 퀄리티를 간당간당하게 맞추는 정도다. 즉 애초에 발주금액이 글로벌 기준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어, 80% 낙찰은 글로벌 기준에서 60%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결국 간신히 회사 운영할 수 있는 정도인 80%라도 보장해달라는 것인데 강자에게 부탁하는 최소한인 셈이다. 물론 강자 입장에서는 별로 신경 쓰지 않겠지만 말이다.

이젠 ‘뭘 해달라’는 또는 절충안을 찾는 방식이 아닌 새로운 무엇을 찾을 때다. 사실 60%인 하한율을 80%로 올려달라는 것 자체가 불의에 타협하는 것이다. 발주자 입장에서는 “80%만 해도 많이 남나보다”라고 생각하기에 딱 좋다. 협상도 하기 전에 20%를 깎아준다는 것 자체가 한 수 접는게 아닌가. 발주금액이 적정해 발주했다면 100%에 낙찰을 시키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해야 한다. 오히려 선진국은 한국보다 높은 가격에 발주를 하기 때문에 적정한 대가는 130%라고 말해야 한다.

이런 방식이 말이 안된다고 하겠지만, 소위 대한민국에서 힘 좀 쓴다는 법조계, 의료계, 정치계에서는 보통사람이 보면 말도 안되는 여러 가지 특권을 누리고 있다. 논리가 무엇이 있나. 내가 기득권이면 곧 내가 원하는 대로 하는 것 아닌가. 이런 특권층 말고도 각종 직군과 이익단체 또한 사회적 합의를 넘어서는 것을 요구하고 받아내는 일이 허다하다. 당장 최저임금만 봐도 몇 년사이 두 배가 오르지 않았는가.

사실 엔지니어링은 일감의 거의 대부분을 정부에서 받아내기 때문에 누구하나 나서 강하게 제대로 된 대가를 달라고 하기 어렵다. 그렇다하더라도 건건이 한 수 접고 협상에 나서봐야 정부에 꼼짝하지 못하는 이익단체 취급이나 받기 쉽다.

역사상 전쟁 없이 평화롭게 나의 권리를 되찾았던 사례는 없다. 서로 눈치보며 “내가 아니면 다른 사람이 하겠지”라는 정서로는 끊임없이 착취당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대충 80% 해달라고 애원하지 말고 글로벌 기준인 130% 달라고 정정당당하게 요구하자.

정장희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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