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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할 사람이 없어요...

일루와봐라 2022. 4. 27. 14:15

2007년 8월, 흔히 코스모스 졸업이라고 하는 가을학기에 졸업을 하고 첫직장은 2007년 9월말에 입사를 했었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나는 생물학과(생명과학과)를 다니고 있으면서 동물생태학(어류생태학) 실험실에 있었는데..

 

누구나 그 시절에는 그러하듯 군대를 다녀온 뒤, 내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학교를 다니면서 강원도내 하천은 거의 다 다녀본 듯 했는데... 막상 전공을 살려 취직을 하자니 현재는 2종환경영향평가업 인 생태계 조사 쪽 회사 말고는 답이 없었다. 

 

학교다닐때야... 산으로 강으로 조사를 다니면서 단지 그 행위 자체에 대한 재미로 투망도 던지고, 족대질도 하고, 끝나면 맛있는 삼겹살이 기다리고 있으니 말 그대로 재미로 다녔는데... 막상 내가 앞으로 30대, 40대, 50대의 내모습을 생각하면 암담한 것이 현실이였다. 

 

그렇다고 집이 부유하지 않아서 석사, 박사등 공부를 계속 할 수도 없는 여건 속에서 환경영향평가를 알게 되었고, 제대후 3학년으로 복학하고 나서는 환경영향평가 일을 해야 겠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4학년 마지막 학기에는 환경기사 취득을 위해 서울 대방동에 있는 고시원을 들어가서 기사학원을 다녔다. 

 

그리고 졸업... 졸업과 동시에 자격증도 취득하는 것이 목표였으나... 환경공학적인 계산, 이론 모든게 어렵기만 했고, 그와중에 지금은 없어진 첫 직장에 취직을 했다. 

 

그렇게 2년 조금 안되게 첫직장을 다니면서 처음으로 환경영향평가를 배웠고, 그때 배운 것들로 그렇게 두번째 직장에서 만으로 9년, 또한번의 용기로 도전하여 현재 직장에 다니고 있는데.... 벌써 15년째다. 

 

서론이 무척이나 길었는데, 첫직장에 입사할때는 신입사원이 수두룩 했다. 나포함 동기가 4명이였고, 나 이전에 한두달 전에 들어온 직원들까지 해서 거의 10명 가까이 되던 인원들이 있었다. 물론 그 사람들 중에 아직도 평가업에 계시는 분들도 있고, 또 이길은 내길이 아니요 하며 전업을 하신 분들도 있지만... 그때 당시엔 입사 지원자가 상당했고, 우리 이전에 IMF를 겪은 선배들은 그 당시만 하더라도 천국이니 어쩌니 그런 소리도 들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중간관리자 급으로... 요즘은 MZ세대라는 말이 유행을 하고, 욜로~ 라고 워라벨을 중시하는 세대라고 한다. 

 

작년인가 재작년에는 회사마다 일할 사람이 없다고 대리, 과장, 차장님들을 모셔가는게 거의 전쟁이였다. 지금 우리 회사만 하더라도 작년에 대리급 직원을 모셔(?) 오는데 부서장과 팀장이 직접 가서 설득해서 입사를 시키기도 했다고 한다. 

 

이게 무슨 일인가...사람이 진짜 없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며 기사를 검색해보면, 신입사원 연봉이 거의 4천만원, 5천만원을 훌쩍 넘는 회사도 있고, 엔지니어링 쪽이 워낙에 3D로 낙인찍혀서 인지, 공무원 시험 열풍 때문인지 알수 없지만

 

토목, 환경 전공자들은 대부분 공시(공무원, 또는 공기업) 준비를 한다고 하거나, 아니면 전공과 무관한 직장을 선호한다고 한다. 

 

그래서... 찾아보았다. 진짜 사람이 없는 건지.... 어떻게 찾아볼까 고민하다가 통계를 뒤졌다.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제공하는 전국 대학별 학과별 모집인원, 졸업인원에 대한 통계(2014년~2021년)를 보니 어느 정도 이해도 되었다. 2014년부터 21년까지 환경관련학과의 모집인원과 졸업인원을 챠트로 나타낸것인데 점점 하락세로 나타나고 있다. 

출처 : 한국교육개발원_대학별 학과별 모집인원 및 졸업자 현황_20210401

 

 

내가 고등학교 다닐때 유망한 직업군 또는 유망학과를 꼽으면 컴공, 환경 이런쪽으로 기억을 하는데... 요즘 학생들은 유튜버가 꿈인 아이들이 많다고 한다. 오죽하면 우리 작은 아들도 초등학교 2학년인데 유튜브 채널을 열어달라고 며칠을 졸라서 엄마계정으로 만들어 줬더니 요즘은 영상제작(?)에 열심히다. 

 

이런걸 보면 요즘 회사별 직급체계도 어느정도 이해는 간다. 내가 사원, 대리 때는 팀장급이 과장, 차장이였는데 지금은 팀장이 전무, 상무고, 신입사원 공채의 열기도 한풀꺽여서 예전같지 않다고 한다. 

 

앞으로는 일할 사람은 점점 줄어들고, 기존에 있던 인력은 정년이 없는(?) 구조다 보니... 회사에서는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갖고 있거나, 최소한 미리 준비를 해야 되는데... 아직까지는 답이 없어 보인다. 

 

꼭 우리 회사 뿐만 아니라, 신입사원 연봉을 올리면 뭐하나... 있는 사람도 잘 타이르고 대우를 해줘야 되는 것이고, 발주처의 무리한 요구에는 성공적인 용역수행을 외치기 보다는 이제는 기술자의 안위를 먼저 생각해야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레 해본다.

 

특히나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 등 90년대에 건축, 토목 건설업에 대한 관심도가 증대 되면서 책임감리제도 도입되었고, 토목이 아닌 환경영향평가에만 국한 하더라도 국민들의 환경인식은 높아져만 가는데, 정작 정책과 법과 기술이 이를 못 따라가니... 참으로 아이러니 하다. 

 

5G 시대에 아직도 신문에 공고를 내고 있으니...하는 말이다. 그나마 코로나 19로 인해 주민설명회를 유튜브로 병행하거나 하는 노력들이 향후 정책이나 법에 어떻게 반영될지는 알수 없으나, 시대에 뒤떨어진 법과 제도로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것을 나중에도 누릴 수 있을까 하는 걸 생각하면... 마찬가지로 노답이다. 

 

정부(환경부)에서는 환경영향평가서가 잘못되면 기술자에게 그 책임을 오롯히 뒤집어 씌우려고만 하고, 정작 법과 제도 개선은 뒤안길로 미루어두고 있는 걸 보면 한숨만 나온다.. 이러니 누가 이 짓을 하려고 할까...

 

모두가 곰곰히 생각해볼 문제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