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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되는 시대속 관리자의 역할과 팀장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덕목[펌글]

일루와봐라 2020. 8. 17. 19:49

팀장은 원래 한국에서 통용되지 않던 직책이었습니다. 부서 체계가  체제로 전환되면서 새로 생긴 것이죠. 저는 20세기의 끝자락인 1998년에 해외영업팀에서 직장생활 시작했습니다. 부서 명칭은 분명 ''이었지만, 부서의 장은 팀장이 아닌 '부장'이라 불렀습니다. 과거 '' 개념이 남아 있어서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팀장의 탄생

'' 단위 조직은 부장을 꼭짓점으로 피라미드 구조로 이뤄져있었습니다. 차장이 부장을 보좌(또는 대리)하며,  밑에는 실제  개의 '' 있고,  밑에는 '' 있었습니다.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민간 기업은 이제 이런 구조의 조직이 거의 남아 있지 않습니다

 

공무원 조직에서는 아직  형태를 찾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장관급이 수장인 기재부 외교부 등의 부처는 '장관 - 차관 -  -  -  - '  있고, 차관급이 수장인 특허청 병무청 등에선 '청장 - 차장 -  -  - ' 구조로 이루어져있습니다. 물론 일부 부서는 '' 형태로 조직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2020년 6월 현재 특허청 조직도 일부. 출처 특허청 홈페이지

 

피라미드 조직 구조에서 '부장' '과장' 도장 찍는 일이 대부분인 사람들이었습니다. 실무는 거의 하지 않고, 아랫사람들을 관리하는 역할만 수행했죠. 그들이 가진 승인권한 때문에 권력이 생기고, 주종 관계가 형성됐습니다. 아래 사진은 ‘1980년대 사무실 풍경입니다. 직급별로 순서대로 자리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철저한 상하 관계를 보여 줍니다.

 

 

 

과거의 상하관계 구조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사수-부사수'로 맺어져 일대일로 업무를 가르쳐줬습니다. 일종의 변형된 도제 제도인데, 요즘 자주 들리는 '멘토-멘티' 이상의 끈끈한 관계였지요. 팀원 교육은 팀장의 몫이 됐는데, 지금  조직에선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아쉽습니다.

 

 

조직 효율화를 꾀하는 '팀제'

주지하듯 팀제는 IMF 구제금융 이후 조직 효율화라는 이유로 널리 보편화하였습니다대부분의기업은  조직 형태로 운영됩니다예전처럼 놀고먹는 부서장은 별로 없습니다. 일의 강도는 점점 세지고 있고, 직원들 간의 의기투합은 이전만 못한 느낌입니다. 

 

그간 경험했던 조직들을 기반으로 부서 조직과 팀 조직을 비교해 살펴보겠습니다. 일반적인 부서 조직도는 부서장 아래 두 개의 과가 있고, 과별로 대리, 주임, 사원이 한 명씩 있는 모습일 겁니다. 부장 바로 아래에는 별도로 차장이 있고요. '팀장-팀원'으로 이뤄진 팀 조직으로 바뀌면서 차장의 자리가 사실상 사라졌습니다. 기존에 차장들이 맡았던 중간관리자 업무는 팀장에게 이관됐습니다. 두 개의 과가 합쳐지다보니 중복되는 일을 맡고 있던 주임은 한 명이 줄어들었습니다. '효율화'라는 이름으로요. 무임승차자들을 제거하는 데는 이러한 변화가 분명 효과적일 듯 합니다. 

 

 

 

'역할이 달라지다

부서 조직에선 새로 부서장을 선발할 때 크게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아래 차장들 중에서 선발하면 되니까요부서 조직 같은 피라미드 조직에선 정보가 주로 상층으로 흐르고, 중요도에 따라 업무가 직급별로 배분되었기 때문에 웬만한 차장들은 부장이  기본 소양은 갖고 있다고 보는  일반적이었습니다. 실제 일하는 직원들을 직접적으로 관장하는 것도 이들 과차장급이었습니다. 부서장(부장)은 통상 업무 총괄과 대외 업무에 치중했으니까요. 

 

당연했던 게 팀 조직에선 '이슈'로 부각됩니다. 부서장의 역할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팀장은 팀을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물론, 과거 과차장급처럼 팀원을 일일이 챙기는 역할도 담당해야 합니다. 다른 팀원들처럼 직접 수행해야 하는 업무까지 떠안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역할 변화는 중간관리자에 적합한 사람 대한 정의도 달라지게 합니다. 

 

 

 

저는 20대 후반에 처음으로 팀장을 맡았습니다. 50 남짓 되는 벤처의 마케팅기획팀이었습니다. 팀원은 3명이었습니다. 당시 IT 기업은 대기업을 상대할 일이 많아 '직책 인플레' 풍조가 있었습니다. 이른 시기에 팀장을 달게 된 이유죠. 사장님이 마케팅기획 인력 중 제가 일을 잘한다고 판단해 팀장을 맡기신 것 같은데, 일을 잘하는 것과 리더의 역할을 잘하는 건 다른 문제였습니다. 

 

당연히 '팀장은 어때야 한다' 배운 적이 없었습니다. 첫 직장에서처럼 부서장의 따뜻한 손길(?)도 느낄 수 없었죠. 좌충우돌했습니다. 팀원들과 갈등을 빚으며 때때로 직원들을 울리기도 했습니다. 미안한 마음에 퇴근 후 술을 진탕 마시며 화해를 하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결론적으로 당시의 저는 팀원을 제대로 상대하는 데 서투른 초보 팀장이었습니다. 팀장이 되고 나서야 팀장으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습니다. 

 

초보 팀장길을 묻다 

일반적으로 일 잘하는 사람을 팀장 후보군에 올리기 마련입니다. 객관적인 정량 데이터가 부족한 경우엔 더군다나 그렇죠하지만 팀장은 기본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을 관리하는 사람입니다간단한 예를 든다면 많이 아는 사람이  가르치는  아니라는 겁니다우리가 알고 있는 명강사들이 반드시 최고 수준의 지식을 보유한  아니듯이요영어영문학과가 있는데굳이 사범대에 영어교육학과가 있는  생각해보시면 이해가 빠르실 겁니다.

 

아쉽게도 이런 오류를 여러 조직에서 목도한  있습니다. '나이가 많아서' '성과가 높아서'라는 이유에서 기계적으로 팀장에 선임된 경우 경험상 안착할 확률이 50% 미만이더군요. 팀장 선임권한은 본부장급에 있는데 문제는 현재의 본부장들은 과거 부서 제도에 익숙해 있는 사람들이라는 겁니다문제의 원인이 구조적이라  만한 이유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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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으로 산다는 건] #1 팀장은 ...

<팀장으로 산다는 건> 연재를 시작합니다. 13년 팀장 경험을 담아 다른 팀장들에 위로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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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백색(百人百色)'이라 했던가직장에 100% 만족하며 지내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연봉이 높은 회사, 비전 있는 회사, 좋은 동료들이 있는 회사  양호한 조건에서도 그렇지요. 팀장의 '사람 관리'는 이러한 관점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그래야 억지와 억측에서 벗어난 대응을 할 수 있습니다.  

 

 

왜 하필 내 팀원이...

"팀장님 드릴 말씀 있습니다." 팀원이 다가와 말을 건넵니다. 보고할 것도 없는데 갑자기 면담 요청이라니. 뭔가 쎄합니다. (표준어는 아니지만 달리 표현할 단어가 없네요) '혹시'가 '역시'로 바뀝니다. 

 

 

 

그동안 팀원이 퇴사한다고 할 때마다 원인을 찾아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회사가 마음에 안 드나?' '동료들과 사이가 좋지 않은가?' '내가 뭘 서운하게 했나?' 등. 왜 하필 '내 팀원'이 그만둔다는 건지, 답을 찾아 '유레카!'를 외칠 수 있는 순간이 찾아오면 좋으련만 계속 질문만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경험상 신입직원 30~40% 가량이 입사  3 이내에 퇴사합니다. 면담도 하고 편하게 얘기하라고 술자리도 갖지만 예비 퇴사자는 쉽사리 입을 열지 않습니다. 상사인 본부장은 왜 또 나가느냐고 팀장만 닦달을 하죠. 팀원의 퇴사는 인사 팀장의 호출로 이어지고, 마치 취조를 하듯 질문 세례를 받습니다. 하지만 퇴사 이유는 알 수가 없습니다. 결국 미궁에 빠지고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 되고 맙니다. 대부분 회사에서 대략 이런 방식으로 퇴사 절차가 흘러갑니다. 퇴사자들이 많을수록 퇴사자 처리는 일상처럼 만성화돼 더 이상 주목할 만한 일도 아니게 됩니다.   

 

출처 잡코리아 알바몬

 

 

 

팀장인 나를 위해 퇴사 이유 꼭 들어야

 

팀원이 퇴사를 하겠다고 하면 진짜 이유를 듣는 게 좋습니다. 회사가 아니라 팀장 입장에서 필요한 일입니다. 지금 당장 써먹을 팀원 하나를 잃게 될 판이니까요. 회사 비전 문제나 급여 이슈라면 팀장이 아니라 회사 대표나 인사팀이 신경 써야 할 문제지만, 그 외에 해결책을 제시해줄 수 있는 일일 수도 있으니까요. 

 

퇴사자 대부분이 '연봉이 적어서' '회사가 마음에 안들어서'라는 핑계를 대기 일쑤입니다. 이런 핑계의 포장을 벗겨내고 속에 있는 진짜 이유를 읽어야겠지요. 퇴사 이유는 복합적이기 마련입니다. 속마음을 읽을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지극히 개인적인 요소들은 배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동일한 현상을 보고 느낌이 다를 수 있지만 회사는 다양성을 발현하는 곳이 아닙니다. 그런 다양성을 하나로 모아 성과를 창출하는 곳이지요. 

 

반드시 붙잡아야 할 팀원이라면 여러 번 면담을 진행하며 설득해봅니다. 끝까지 꽁꽁 숨겨두는 경우도 있지만, 서너 번 얘기하다보면 지쳐서라도 속마음을 털어놓게 돼 있지요. 그간 들어본 진짜 퇴사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회사가 감당해야 할 부분은 제외하고 정리했습니다)

 

- 팀원들과 잘 지낼 수 없다 

- 대학 동기들과 비교했을 때 뒤처지는 느낌이다 

- 하는 일이 가치 있게 느껴지지 않는다 

- 몇 년 더 있는다고 해서 성장할 것 같지 않다 

- 상사와 관계가 좋지 않다 

- 일이 적성에 맞지 않고 성과가 나지 않는다 

 

면담 시, 저는 퇴사 후 기회비용을 언급하며 설득하곤 합니다. '이 회사가 이래 보이지만 이러저러한 장점이 있고, 그래서 당신이 다른 곳을 찾는다면 어떤 부분을 놓치게 될 것이다.' 아울러 잦은 이직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대해서도 언급합니다. 설득할 때는 내용뿐만 아니라 '태도'도 중요합니다. 명료하고 분명하게 말해야 합니다. 그래야 설득돼 회사에 남았을 때 동상이몽을 피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보내기 싫어도 설득하며 비굴해질 필요까진 없다고 봅니다. 

 

재작년 팀에서 가장 신뢰하던 팀원이 갑자기 그만둔다며 바로 사직원 결재를 올린 일이 있었습니다. 본부장님께 꼭 잡겠다고 말씀드리고 나서 둘이 술을 먹었습니다. 한 다섯 시간 정도 마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마음을 돌리진 못했습니다. 아쉽지만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 팀원이 계속 다니겠다며 사직을 번복했습니다. 그땐 이유를 묻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지나 팀원은 이렇게 말하더군요. 

 

"팀장님 말씀을 듣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됐어요. 지금 회사와 이직할 회사를 좀 더 비교해봤더니 연봉 몇 백 인상되는 것으로는 대체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더라고요." 

 

다시 처음 얘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사람은 다양합니다. 여러 사람을 기준에 맞춰 쓸모 있게 활용하는 사람이 팀장입니다. 사직서를 들고 온 팀원을 감화 감동시켜 잔류시키고, 성공으로 이끌면 최상이겠지만 그러지 못할 때가 더 많을 겁니다. 팀장이 감당할 수 있는 이유인지 들어보고 기회비용을 언급하며 진지하게 얘기를 건네는 정도가 최선이 아닐까 싶습니다. 

 

 

최고의 인재는 재입사자? 

다행인지는 몰라도 퇴사하는 사람보다 입사하려는 사람이 많은 게 요즘 세상입니다. 설득이 어렵다면 빨리 대체 인력을 뽑아야겠죠. 놓치기 싫은 인재라고 무리한 설득에 나섰다가 쓸데 없이 악감정만 쌓일 수 있습니다. 괜히 사회에 우리 회사를 싫어하는 나팔수만 하나 늘게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종종 퇴사자들에게 연락을 합니다. 좋게 나갔던 나쁘게 나갔던 대부분 반갑게 전화를 하고 가끔 만나기도 합니다. 때때로 그 자리에서 진짜 퇴사 이유를 듣게 되기도 합니다. 드물게 감사팀이 들어야 할 얘기를 털어놓는 친구도 있습니다. 

 

같이 일하고 싶은 친구에겐 슬쩍 복귀 의사를 타진해봅니다. 경쟁사에서 배운 것입니다. 그 회사는 퇴사자를 재입사시키기로 업계에서 유명(?)했습니다. 언젠가 대표에게 이유를 물으니 "바로 쓸 수 있는 인재가 관련 업계 정보와 기술까지 가지고 다시 찾아오니 일거양득 아닌가요?"라고 답하더라고요. 그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 회사 퇴사자들은 혹시라도 재입사를 할 수도 있으니 외부에 함부로 회사 험담을 할 수가 없죠. 또, 퇴사자들끼리 자연스레 네트워크가 형성되었다고 합니다. 상당히 적극적인(?) 퇴사자 관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당장 사람이 필요한데 쌓여 있는 이력서 중엔 쓸 만한 인재가 안 보여 답답하신 팀장님 계신가요? 어쩌면 퇴사자들이 답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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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으로 산다는 건] #2 그만 둔...

'백인백색(百人百色)'이라 했던가. 직장에 100% 만족하며 지내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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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어디에나 문제아는 있습니다. 학교에는 문제 학생, 군대에는 관심사병, 회사에는 문제 팀원이 있죠. 철저한(?) 채용 절차를 거쳐 뽑는 데도 현실이 그렇습니다. 한때 유행했던 '또라이 질량 보존의 법칙' (어느 집단에나 일정한 수의 이상한 사람이 있다)이 생각나네요. 

 

4가지 타입의 팀원 

일반적으로 직원을 평가할 때 이런 말들을 합니다. 

 

'XX는 실력은 있는데 싹수가 노랗다' 

'XX는 실력은 없는데 성격은 좋다'

 

대체로 직장에선 '실력'과 '인성'을 기준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사분면을 그려 팀원 유형을 나눠봤습니다. 

 

 

 

1사분면: 실력 있고 인성도 좋은 직원. 이런 친구들이 팀에 두 명만 있으면 걱정 없겠죠. 현실은 한 명도 있을까 말까 하지만요. 물론 일 잘한다고 소문이 나면 더 나은 곳으로 이직해버릴 위험이 크긴 합니다. 

 

2사분면: 실력은 있어 일은 곧잘 하는데 인성(태도)에 문제가 있는 직원. 다른 팀원들 앞에서 팀장에게 대놓고 덤비거나, 팀원들과 자주 불화를 일으키는 유형입니다. 뺀질거리기만 하면 그나마 나은데 '돌아이' 짓까지 하면 뚜껑이 열리죠. 1사분면 팀원들이 팀장에게 귀인이라면 여기 속하는 팀원은 '기인'쯤 되겠습니다. 현실적으로 제일 골칫거리인 집단입니다. 

 

3사분면: 실력도 없고 인성도 나쁜 직원. 정상적인 조직이라면 오래 버틸 순 없겠죠. '낙하산' 등 채용비리로 들어왔을 법한 이러한 친구들은 논외로 하겠습니다. 그들은 일반적으로 일이나 조직생활에 큰 의욕이 없습니다.  

 

4사분면: 실력은 부족하지만 인성이 좋은 직원. 일들은 주로 팀장과의 회식 자리에서 빛이 납니다. 수심에 찬 팀장을 위로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친화력을 발휘해 팀원들을 끈끈하게 만들어 팀워크에 일조하기도 하죠. 

 

인성 vs. 실력

예전 직장에서 사내 벤처 비슷하게 유통 사업을 한 적이 있습니다. 창고가 필요해 강남 본사를 떠나 금천구 가산동에 창고 겸 사무실을 열었습니다. 배송까지 직접 담당할 수 없어 파견 업체를 통해 배송 직원을 소개받았습니다. 그 중 우00라는 직원이 일을 잘했습니다. 배송 업무를 꼼꼼히 잘해서 창고 관리도 맡겨 보았는데 기대 이상으로 훌륭하게 해냈습니다. 놓치기 아까운 친구라 파견 기간이 끝나고 정직원으로 채용해 매입 관리 전체를 맡겼지요. 이후 대리로 승진하더니 나중엔 전문 MD로 성장했습니다. 늘 밝은 얼굴로 사람들을 대하고, 무엇이든 배우려는 자세로 의욕을 보여 제가 긍정적인 자극을 받았던 친구라 아직까지 기억에 남습니다. 

 

 

 

 

기본적으로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제 자식도 제 말을 안 듣는데, 삼십 년 넘게 자신의 방식대로 살아온 팀원이 과연 제 말을 들을까요? 회사는 사람을 교화시키는 곳이 아닙니다. 그러니 제대로 된 인성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올바른 인성(태도)을 갖춘 친구들은 당장 실력은 부족해보여도 금방 위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귀담아 듣고 변화하려고 노력할 테니까요. 반면 인성이 불량한 인간은 실력도 키울 수 없다고 봅니다. 중급 이상 경력직원이 아니라면 인성에 집중해 채용을 진행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특히 신입사원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채용 시 인성 체크하는 팁

현실적으로 실적 내기 급급하다 보니 실력 있는 팀원을 받길 원하실 겁니다. 성장할 때까지 기다려 줄 여유가 없을지도요. 그렇다고 2사분면에 속하는 팀원을 넙죽 받았다가는 문제가 생기기 십상입니다. 팀장-팀원 간 뿐만 아니라 팀원 사이에서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조금도 자신이 손해보려 하지 않고 자신의 일과 남의 일을 구분하며, 모든 공을 본인 것처럼 떠벌리는 팀원이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팀워크에 금이 가겠지요. 7~8명 있는 팀 내에서 파벌이 생길 수도 있고 모두가 자기 것만 챙기려 하다보면 결국엔 아무도 서로를 돕지 않게 될 겁니다. 

 

회사가 정말 유명한 대기업이 아닌 이상 실력과 인성을 모두 갖춘 인재를 뽑을 확률을 그리 높지 않습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현실적으로 인성을 갖춘 사람을 선발하긴 권해드립니다. 

 

끝으로 팀원 채용 시, 인성을 체크할 수 있는 작은 팁을 드리겠습니다. 최종 결정을 앞두고 팀 단위에서 한 번 더 면접 보는 겁니다. 귀찮고 번거롭지만 몇 년씩 함께 할 사람을 뽑는 일인데 이 정도 공은 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딱딱한 사무실이 아니라 식사를 하거나 술자리에서 대화하면서 한 번 더 '필터링' 하시는 게 좋습니다. 

 

썩은 감자를 먼저 속아내는 게 좋은 감자를 고르는 지름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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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으로 산다는 건] #3 팀원 선...

이 세상 어디에나 문제아는 있습니다. 학교에는 문제 학생, 군대에는 관심사병, 회사에는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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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30대 팀장이야. 부서원은 10명이고, 나이 차이는 위아래로 다섯 살 정도 돼. 위에서 (내가) 업무적으로 딱히 문제가 될 건 없는데 ‘카리스마’가 없대. 너무 착해 빠졌다고 하더라고. 그렇다고 부서원들이 (나를) 따르지 않는 건 아냐. 근데 내가 (팀원들을) 휘둘러야 할 때 지나치게 이론적으로만 접근한대. 어쩌라는 걸까? 팀장이 왕이야? 막 휘둘러야 돼?"

‘위’라는 것은 ‘임원’을 뜻하는 것이겠지요. 글을 쓴 팀장이 ‘너무 무르다’는 지적을 하는 것 같습니다. 아마 본인들은 카리스마 끝판왕쯤 되나 봅니다. 부하직원들도 그렇게 생각하는지 찾아가서 물어보고 싶습니다.

팀원은 카리스마 있는 팀장을 따를까

'카리스마'는 직원들의 동의를 끌어내는 기운이나 능력을 일컫는 말입니다. 제가 경험해 본 상사 중 예전 회사 컨설팅 사업본부장(이사)은 카리스마 있는 상사로 볼 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준수한 외모에 좋은 학벌, S사 출신에 능력도 출중했습니다. 사업을 꿰뚫어 보는 능력은 물론, 발표력도 대단했지요. 200 페이지가 넘는 제안서를 첫 장과 끝 장 빼곤 화면 한번 안 보고 완벽히 발표했습니다. 고객사 담당자들 입이 떡 벌어졌지요. (하지만 '묘한 반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스티브잡스는 프레젠테이션의 달인이자, 카리스마 강한 리더로 꼽힌다. 출처 Wikimedia

 

 

 

워낙 카리스마 넘쳐서 그랬을까요? 저는 (지시에 의해) 그가 다녔던 경영대학원 숙제까지 대신에 해주곤 했습니다. 그 외에는 직접 업무와 관련해 대화를 한 적도 드물었고, 회식 자리도 많지 않아 어떤 사람인지는 잘 알 수 없었습니다.

불행히 그 당시 닷컴 버블로 회사가 위기에 처했습니다. 사업본부장은 컨설팅 사업부 인력의 집단 이직을 주도 했습니다. 저는 그 대열에 합류하지 못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다행인 것 같습니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OB 모임을 하고 있는데, 그때 그 카리스마 본부장은 나오지 않습니다. 얼마 전 모임의 형이 이런 얘길 했습니다.

"우리가 A 이사 보고 일한 게 아니잖아. 밑에 B 부장이 뒤치다꺼리 다 했고, 우린 그 사람 보고 일했지."

맞는 말이었습니다. A 이사가 일장 연설을 하고 가면, B 부장이 다 정리하고 팀원들을 챙기곤 했습니다. B 부장은 업무는 칼 같이 매섭고 꼼꼼하게 처리했지만, 팀원들에겐 온화하게 대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과거엔 카리스마 넘치는 팀장이 많았는데...

가끔 해리포터의 마법 스틱을 갖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개념 없는 신입 팀원, 머리 좀 굵어졌다고 대드는 선임 팀원, 어린애들도 아닌데 왜들 싸우는지... 이걸 그냥 한방에, 마치 타노스의 핑거 스냅처럼 해결하고 싶었지요. 하지만 이 세상에 그런 해결책은 없죠. 허무함만 커져 갔습니다.

나름대로 카리스마를 가져보려고 노력도 해봤습니다. 회의 때마다 회사의 가치체계를 설파하고, 근태 규정을 철저히 지키도록 하며, 회의 안건은 사전에 충분히 고민하고 회의에 참여해서 리딩에 부족함이 없도록 준비했습니다. 팀원들은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아마도 요새 팀장이 안 하던 짓을 하며, 이상해졌다고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낯 뜨거워지는 기억입니다. 카리스마는 결코 노력한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었지요.

 

돌이켜보면 '예전'에는 카리스마가 있는 상사가 많았습니다. 뭐든 만들어도 잘 팔리던 80~90년대(IMF 이전까지)에는 기업은 언제나 팽창일로였습니다. 상명하복의 수직적 체계에서 본인의 능력이 받쳐만 준다면 쉽게(?) 승진할 수 있었습니다. 고급 정보도 그에게 모이죠. 거기다 윗선의 신임을 받고 실적까지 따라준다면 자연스럽게 '카리스마 있는 상사'가 될 수 있었죠.

지금의 조직은 과거와 아주 다릅니다. 정보는 공개되어 있고, 직원 개개인은 전보다 똑똑하며, 권위보다는 개성이 중시되는 시절입니다. 어쩌면 이런 여건이 현재를 사는 팀장에겐 더 골치 아픈 상황일 수도 있겠습니다.

카리스마는 어디서 나오는가

한동안의 성과 없는 '카리스마 놀이'가 끝날 때쯤, 불현듯 상사 한 분이 떠올랐습니다. 저의 첫 번째 직장, 첫 번째 팀장님이요. 그도 '과거'의 상사였지만, 조금 달랐습니다. 대기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실적으로 팀장 자리에 올라온 분이었죠. 카리스마 있는 분이셨는데, 환경적 요인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팀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행동으로 팀원들을 설득할 줄 아는 분이셨습니다. 실수를 했을 땐 기꺼이 인정하셨죠. 농반진반으로 팀원들에게 "아니꼬운 이 회사 때려치우고 나가서 같이 사업하자"고 자주 말씀하셨는데, 후에 실제 회사를 만들어 팀원 몇 명과 함께 하셨습니다. 회사 사정이 좋지 않을 때도 직원들을 내보내지 않고 사재를 털어가며 운영한다는 소식을 전해들었습니다.

 

 

그 후 몇 년이 지났을까요. 갑작스레 그 팀장님의 부고 소식을 들었습니다. 어둑어둑해진 야밤에 도착한 촌 동네 영안실. 예전 함께 근무했던, 대리님, 과장님, 차장님이 먼저 와계셨습니다.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해 덤덤한 상황이었는데, 과장님이 불쑥 한마디 하셨지요.

"OOO 사장님이 돌아가셨다고. 우리가 모셨던 팀장님이..."

그 순간 갑자기 시커먼 남자 넷이 펑펑 울기 시작했습니다. 누가 시작했는진 모르겠습니다. 남을 위해 그렇게 울어본 건 난생처음이었습니다. 슬픈 와중에 '내가 죽으면 우리 팀원 중 날 위해 울어 줄 사람이 있을까'란 바보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업무 뛰어난 팀장이 좋은 리더는 아닐 수 있다

오래 전 지인에게 들은 얘기가 있습니다. 유명한 국가대표팀 감독이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을 때, 프리킥 시범을 보였는데, 선수들보다 휠씬 더 잘 찼다고 합니다. 이걸 본 선수들은 '아, 우리 감독님처럼 잘 차도록 나도 노력해야지' 했을까요? 다들 기가 꺾였다고 합니다.

카리스마 있는 상사 곁에는 사람이 없는 법입니다. 너무나 완벽하기 때문에 조언자도 필요 없고, 조수도 필요 없는 것이지요. 단지 팔로워만 필요할 뿐입니다. 제가 카리스마를 가지려 노력했을 때를 돌이켜보면 무척 외로운 시간이었습니다. 팀원들은 제 주변에 있으려 하지 않더군요. 제 판단이 틀렸음을 깨닫는 데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렸습니다.

완벽한 카리스마보다는 부족한 제 모습이 팀원들과의 관계 설정에 도움이 된다는 걸 알게 된 것은 축복 같은 일이었습니다. 잘못을 숨길 때보다 드러내 놓고, 인정할 때 팀원들과 관계가 좋아졌습니다. 사과하는 그 짧은 순간은, 정말 어디라도 숨고 싶었지만, 오류를 받아들이고 개선을 약속하면 저는 자유로울 수 있었습니다. 팀원들도 그런 모습에 익숙해져서 지적이나 의견 제시를 많이 하게 됐습니다. 그럴 때마다 리더란 앞에서 끌어주는 사람이 아니라 옆에서 함께 하는 페이스 메이커란 생각을 더 하게 됩니다.

카리스마 없어도 괜찮다

많은 사람이 아직도 카리스마 있는 리더를 꿈꾸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카리스마가 없는(혹은 부족한) 것에 대해 더는 부담감과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카리스마는 점점 그 효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세상이 많이 변했습니다. 리딩에는 다른 것들이 더 필요하다고 봅니다. ‘과거’의 카리스마처럼 한방의 마법 스틱은 존재하지 않게 됐습니다.

카리스마는 오히려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리더가 완전체이기 때문에 주위엔 예스맨들만 존재하게 되고요. 리더는 예스맨들의 시중을 받으며, 자기도취에 빠져 현실감각을 상실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타인과 환경에 대한 무감각이 초래될 수 있는 위험성이 크다고 봅니다. 상식적으로만 생각해도 이런 상사는 올바른 모습이 아니겠지요.

한 명의 뛰어난 팀장보다는 팀원들이 따라주는 부족한 팀장이 백 배는 낫습니다. 부족함도 달리 생각하면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여러분들이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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